멀티 팩터 포트폴리오 전략, 의지가 약한 우리를 위한 안전 벨트. 프로 투자자들의 관점 엿보기 15편.
안녕하세요. 에셋코치입니다. 아침부터 국내 출장을 가는 하루네요. 기차를 타고 가는 길, 심심해서 또 주섬주섬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 개념을 설명드려보려고 해요.
멀티 팩터 전략? 쉽게 말하면, 팩터 여러 개 조합해서 투자한다는 말입니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팩터들을 여러 개 조합해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전략이 멀태 팩터 포트폴리오 전략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은 팩터에 대한 개념이었습니다. 이해가 안 되셨거나 잘 모르겠다면 이전 콘텐츠들 중에서 관심 가는 것들읅 가볍게 살펴보세요. 낯설수록 반복 학습이 중요합니다.
이번 편과 관련된 배경지식들이 나오는 콘텐츠들.
https://assetcoach.tistory.com/m/36
https://assetcoach.tistory.com/m/37
https://assetcoach.tistory.com/m/38
https://assetcoach.tistory.com/m/39
앞서 살펴본 대로 시장에서 검증된 주요한 팩터들은 장기투자 시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거둘 수 있었어요. 그러면 됐지, 뭐가 또 문제냐구요?
사실 문제는 없어요. 다만 상황에 따라서 문제로 인식되는 것들이 생길 뿐입니다. 문제로 인식하면 모든 게 문제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모든 게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에서는 문제의식에 대한 정의가 중요해요. 문제로 인식하면 그 때부터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서 문제로 보는 것들이 각기 달라지는 거에요.
너무 추상적인가요?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책을 읽으면 시력이 기존에 비해서 안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명헌이와 창수가 있습니다. 둘은 고등학생입니다. 명헌이는 교과서를 읽지 않기로 했어요. 근시가 될까봐요. 근시가 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 겁니다.
창수는 교과서를 읽기로 했어요. 근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요. 왜냐하면 책을 읽지 않는 것이,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창수는 공부를 제대로 못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 겁니다.
명헌이와 창수. 그 둘은 똑같은 정보와 똑같은 상황에 닥쳤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사결정은 달랐습니다. 왜 달랐을까요? 서로의 가치관 차이 때문입니다. 명헌이가 나쁜가요? 창수는 착한가요? 아닙니다. 정답은 꼭 하나로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헌이와 창수는 각각의 정답을 고른 겁니다.
둘은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도 사실 모릅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창수의 선택이 옳다고 보겠죠. 근시가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명헌이의 선택이 옳다고 볼 것입니다. 투자도 이런 식이라, 사실 꼭 정답이 하나는 아닐 겁니다.
그러나 투자 분야에서는 무엇이든 숫자로 보이는 성과가 모든 상황에서의 판단 기준 우위를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분야 안에서는 성과가 제일 중요합니다. 무엇이 가장 좋은 성과를 가지게 하는지 항상 파악하면서 정진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얘기가 좀 길었네요. 팩터 투자도 가치관에 따라서 다른 접근을 하게 된다는 맥락이었습니다. 한 가지 팩터에 의존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되면, 그만큼 성과가 나오는 사이클이 길고 사람의 심리가 개입될 여지가 높게 됩니다. 시장 지수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구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예시를 들어볼게요. 장기 투자에서 총 그래프만 보면 예쁜 전략이 있습니다. 시간 단위를 짧게 해서 구간 확대하듯이 그래프를 편집해서 보면 어떨까요? 매우 다른 그래프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미시적으로 하루하루 생활하면서 처음 예상했던 거시적인 수익곡선을 못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몇개월 간은 계속 떨어지기만 할 수도 있구요. 몇 주 동안은 횡보가 계속 될 수 있죠.
아무리 장기적으로 시장 대비 초과 성과가 나온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시장 지수보다 부진한 구간이 1~2년 이상 이어진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과연 그 투자 전략을 계속 유지하는 게 쉬울까요?
1년은 고사하고, 4~5개월 정도만 부진해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 투자자 분들을 매우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투자자 분들을 위한 안전 벨트가 멀티 팩터 전략입니다.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 전략을 다시 요약해보겠습니다. 성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팩터들 중 서로 다른 성격을 띄는 팩터들을 복수로 조합해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인식하고, 그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방법이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 전략입니다.
자산군의 혼합에 대한 개념을 다룰 때,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군을 조합하면 새로운 성질을 띄는 자산군이 탄생한다는 식으로 설명드렸습니다. 분산 효과가 있는 것이죠. 주식이라는 자산군 하나에서도 팩터의 분산으로, 수익은 높이면서 리스크는 더 낮출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가치주가 부진할 때, 저변동성 종목들이나 강한 모멘텀을 보이는 종목들이 성과를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안에서 각각의 팩터들이 각각의 사이클(주기적인 오르락 내리락)을 돌면서, 시장 대비 꾸준하게 초과 수익을 추구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보다 더 성숙된 미국같은 시장에서는, 멀티팩터 스마트 베타 ETF가 전부터 각광받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 국내 시장에서도 멀티팩터 상품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요새 한국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죠. 길게 늘어진 화장품 이름같은 ETF 많잖아요. 멀티팩터 스마트 베타 ETF도 그 안에 있을 겁니다.
만만한 것 중 하나가 가치 + 저변동, 저베타의 조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 될 겁니다. 많은 투자자 분들이 꼽는 대표적인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KODEX200 가치 저변동 ETF가 생각나네요.
일반적으로 가치 팩터(벨류 팩터)의 경우, 상승장에서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변동성이나 저베타 팩터의 경우, 하락장에서의 방어력이 좋은 경향을 보입니다.
상반된 팩터의 조합을 통해, 코스피200 가치 저변동성 지수는 상대적으로 시장 국면의 영향을 덜 받으며, 꾸준하게 시장에 대비하여 초과하는 성과를 기록합니다. 기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문제가 많았다면, 팩터 투자의 경우도 고려해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코스피 200 가치 저변동성 지수와 코스피 지수를 비교해보겠습니다.
다른 팩터 투자도 코스피 200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냅니다. 아래 표 첨부했습니다.
모멘텀 전략과 함께 팩터 전략을 결합한 ETF도 출시된지 꽤 됐고, 다양한 전략들이 ETF로 출시되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검토만 잘해도 좋은 투자를 손 쉽게 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투자자분들 중 일부는 ETF가 낯설어서 두려워하시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대체적으로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은 많이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편견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멀티 팩터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서 다뤄봤습니다. 낯설지만 스스로에게 실리적으로 이익이 되는 관점들을 들이시고, 익숙하지만 딱히 이익은 되지 않는 관점들은 멀리하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님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독자님들은 무슨 생각하면서 사는 지 괜시리 궁금하네요. 에셋코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