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쉽게 접하는 자금 관리법이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유 자금'을 갖고 투자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조만간 써야 할, 기한이 정해져 있는 자금일 경우 심리적으로 힘들어서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맥락이 '여유 자금' 투자법의 탄생 배경일 겁니다.
문제는 여유 자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투자 금액이 너무 적은 경우 투자로서의 의미가 없고, 일정치 않은 규모의 자금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안정되고 일관된 손익을 얻을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금 관리 방법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형편상 당장 필요하거나, 없어져도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수준의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는 것도 맞는 말인데요. 수익과 손실을 안정되게 관리하기 위해서 보통의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하는 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자금 관리 방법은 기초적인 것부터 심화적인 것까지 다양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기초 중에 왕기초인 '단리식 자금 관리'부터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단리식 자금 관리'는 기초인 만큼 많이 쓰이고 실전에서 자주 활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개념이니까요.
단리식 자금 관리.
단리식 자금 관리는 실제 매매에서 가장 많이 쓰여요. 그리고 정말 많은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방법이에요. 단리식 자금 관리가 도대체 뭘까요? '일정한 수준의 자금'을 기준으로 매매하되, 그 자금으로부터 수익이 나면 수익은 인출해서 원금을 유지하고, 해당 자금으로부터 손실이 나면 손실만큼을 다시 넣어서 항상 동일한 금액으로 맞춰서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의 투자가 '단리식 자금 관리'에요.
그냥 보면 합리적이잖아요? 그러나 단리식 자금 관리는 많이 쓰이는 만큼, 많이 비판도 받습니다. 수익을 크게 불릴 수도 없거니와, 손실 자체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입니다.
매매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단리식 자금 관리를 할 이유가 딱히 없습니다. 단리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보다, 복리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게 더 수익이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10번 정도 매매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한 번 매매할 때마다 10%의 수익을 거둬요. 단리식으로 자금을 운용하면, 결국 수익금을 인출하기 때문에 10번의 매매로부터의 수익률은 결국 10%*10 으로 100%가 되겠죠. 수익률이 엄청나죠?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나 복리식으로 수익금을 재투자하면서 운용했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이 더 미쳤습니다. 1.1의 10승을 하니까 2.59가 나오네요. 원금이 2.59배가 되는 겁니다. 수익률 자체는 159%가 되니까, 단리식 자금 운용 방식보다 복리식 자금 운용 방식이 59%의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매매가 지속될 수록, 수익이 누적될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여담인데 나중에는 기하급수적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진짜 기하급수가 무엇인지, 기하는 뭐고 급수는 무엇인지 가볍게 다뤄보겠습니다. 기하급수적이라는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따로 이야기해볼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올게요. 계좌 관리상의 수익도 단리식 자금 운용과 복리식 자금 운용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불어나는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을 경우, 단리식 자금 운용을 한다면 그냥 계단식으로만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계좌는 크게 불지 않습니다.
반대로 투자자의 실력이 나쁜 상황을 대입해도 단리식 자금 운용과 복리식 자금 운용의 차이를 이해해볼 수 있겠습니다. 10번 정도 매매를 하는데, 매매할 때마다 10%의 손실이 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구요.
실패할 때마다 손실분을 메워서 매매한다면, 10번 매매 후에는 -10*10라 -100%의 손실이 납니다. -100%의 손실이라니 참 우울하네요. 손실이 나면 손실이 난 만큼 계좌에 돈을 채워놔야 하는데, 계속 손실만 내면 원금 이상의 돈을 잃게 되는 구조인 것입니다.
복리식은 달라요. 손해가 나도 추가로 자금을 보충하지 않고 복리식으로 운영하면 0.9의 10승이니 0.34가 나옵니다. 10번 연속으로 손실을 봐도 원금의 34%는 보전되고,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손실을 계속 봐도 -100%의 손실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론 상으로는 그래요.
단리식 자금 관리를 처음 들으면 완전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구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한 번 투자하고 치울 게 아니라면요. 평생 투자를 해야 한다면 단리식 자금 관리는 매우 위험한 자금 관리 방식일 수 있겠어요. 매매 실력이 올라도 수익은 극대화되지 않고, 실력이 나쁘면 오히려 더 위험해지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복리식 자금 관리를 더 구체적으로 다뤄볼게요. 제 글이 자산가를 꿈꾸시는 초보 투자자 분들께 금융이나 투자에 관련한 기초 개념들에 흥미를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고정 자산 비율 베팅법 같은 자금 관리 방식도 차례 차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에셋코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스크 매니징의 기초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정 자산 비율 관리법(2% Rule)은 왜 강력한가. (57) | 2024.07.09 |
---|---|
복리식 자금 관리로 시작해서 고정 자산 비율 관리법(2% Rule)까지. 자금 관리의 기초. (3) | 2024.07.09 |
자금이 크지 않는데도 자금 관리를 신경써야 할까요? (3) | 2024.07.07 |
주식 시장에서의 손실이 왜 나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주목하세요.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 변동성 위험과 유동성 위험) (4) | 2024.07.07 |
리스크 매니징의 기초 7편. 평균 모멘텀 스코어 전략. 사람의 심리를 제어하는 보조 장치. (2) | 2024.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