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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피겨(Round Figure, 어림수) 가격대는...

에셋코치 2024. 7. 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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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지지와 저항을 판단하는 기초적인 지표들은 다양합니다. 라운드 피겨 가격대 또는 어림수라고 부르는 지표도 그 중 하나겠습니다. 라운드 피겨 가격대가 무엇일까요?

 

최소 호가 단위까지 떨어지는 세부적인 가격이 아니라 000원 단위로 떨어지는 대략적인 가격대를 라운드 피겨 가격대라고 합니다. 1만 4600원이라는 가격대는 라운드 피겨일까요? 아니겠죠. 1만원이라던지, 2만 5000원이라던지 하는 가격대들이 라운드 피겨라고 부릅니다. 2만원이나 3만원보다는 5만원이나 10만원이 더 유의미한 라운드 피겨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라운드 피겨? 그냥 어림수로 보는 것뿐이잖아. 왜 지지와 저항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되는 건데??

 

신기합니다. 라운드 피겨는 지지와 저항과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왜 주요한 지표로 인식하는 걸까요?

 

우선 어이없을 수 있긴 하나 '심리'의 요인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라운드 피겨는 주요한 지표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29살이랑 30살은 느낌이 다르잖아요? 26살에서 27살이 된 것과 29살에서 30살이 된 것은 동일할 수 있을텐데, 체감상 나이가 많이 든 느낌이 날 겁니다. 사람들은 29에서 30으로 바뀌는 것에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20대에서 30대로 바뀐 것에 추가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30이라는 숫자는 라운드 피겨입니다.

 

주가도 사람들이 비슷하게 인식합니다. 9900원짜리 주식이 100원 오르면 1% 남짓 오른 겁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1% 상승보다 1만원대로 진입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만원대로 진입한 경우와 10만원대로 진입한 경우를 비교해보면 후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듯 말입니다. 한 단계 더 큰 단위로 나아갔다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가격대를 최초로 돌파하면 사람들의 심리는 변화합니다. 주요한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서 사려는 대기 매수세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반대의 상황도 있을 겁니다. 주요한 라운드 피겨 가격대가 깨진 경우 1만원짜리 주식이 9500원으로 하락하면 1만 3000원에서 1만 2500원으로 떨어진 상황과 비슷하게 인식해야 할 겁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1만원이 9500원으로 폭락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1만원 위로 여간해서는 잘 안 올라갈 수 있습니다.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라운드 피겨 가격대가 지지와 저항선을 판별하는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는 다른 이유도 있을까요? 조금 창피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매매자들의 보편적인 매매 습성 때문에 라운드 피겨 가격대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저희는 어떤 주식을 매수하고자 할 때, 짜잘하게 세부적인 가격까지 정해서 주문을 넣지 않을 겁니다. 7120원으로 매수 주문을 넣는 경우보다는 대충 7100원이나 7000원 정도로 뭉텅 썰어서 주문을 내는 경우가 많죠. 

 

라운드 피겨 가격대로 주문 넣는 습관이 안 좋은 거냐구요? 상황에 따라 다를텐데, 여하간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습성이 있다는 겁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대충 가격을 짤라서 주문을 내곤 하죠. 비판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대충 그렇게 가격 잡아서 주문 내니까, 나는 항상 나만의 스타일로 가격을 완전 특별하게 설정해야지.

 

뭐 이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딱히 이익이 많이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준에 매수세와 매도세가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1만 1000원대 주식이 1만원대로 하락해서 가장 많은 매수 물량이 걸려 있는 가격대까지 내려간다고 해봅시다. 어느 가격대가 1차 지지선일까요? 1만 500원일까요? 1만원일까요? 실제로 1만원대가 가장 많은 매수 물량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가격대보다, 1만원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가장 많은 물량이 걸려 있다면, 기왕이면 의미 있는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가깝게 매수 주문을 내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요? 이런 상황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어쨌든 라운드 피겨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차트 상에서 심리적인 지지와 저항의 역할을 해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면 됩니다.


그렇다고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가장 많은 물량이 걸려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쳤을 때, 칼 같은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매수와 매도 주문을 넣는 게 마냥 합리적일까요? 무조건적으로 그렇다는 것은 사실 잘 없을 겁니다.

 

저희가 발견한 종목의 유의미한 지지선이 5100원 부근이라고 해볼게요. 당연히 5000원이라는 라운드 피겨 가격에 가장 많은 매수 물량이 걸려 있을 거라 예상되겠죠? 그러면 5000원이 가장 강력한 지지선이니까 5000원이라는 가격에 매수 주문을 내는 게 가장 합리적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에요. 더 좋은 방법이 상황마다 있을 수 있겠어요. 우선 수많은 사람들이 5000원이라는 가격에 매수 주문을 걸어놓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5000원에 사나 5050원에 사나 비슷한 가격대에 사는 것이지만, 5000원이라는 라운드 피겨 가격대 살짝 위에서 사면, 그 가격대 부근은 5000원보다는 매수 대기 물량이 훨씬 적을 확률이 비교적 높겠죠. 그러면 저희가 원하는 물량만큼 다 매수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5000원이라는 라운드 피겨 가격대의 지지력은 충분히 누릴 수도 있겠어요.

매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5000원이라는 라운드 피겨 가격대를 이탈하면 이후에는 5000원이라는 지점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어떤 경위로 반등이 나타날 때 정확히 5000원대에 매도를 주문하는 것보다는 그보다 약간 낮은 가격대에 주문을 내야 체결될 가능성이 높겠어요.

 

차트상에서의 유의미한 지지와 저항선 부근에서 매매할 때, 라운드 피겨 가격대는 좀 더 세부적인 매매 포인트를 잡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겁니다. 라운드 피겨 가격대에 대해서 감이 좀 오시나요?

 


 

라운드 피겨 가격대는 정말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차곡차곡 개념들이 쌓여서 구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느낌을 받으시면 좋겠네요. 초보 투자자 분들일 수록 현란한 것보다 기본에 충실해서 단단한 심지를 만드시길 바라겠습니다. 에셋코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