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 관련 미팅을 가는 길에 심심해서 글을 씁니다. 미술품 경매 시장은 큰데요. 이동 중이라 멀미 날 것 같아 그래프랑 이런저런 자료는 다음에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술품 경매 시장의 변화도 참 재밌습니다.
'자산유동화증권'은 뭐냐
각설하고 '자산유동화증권'에 대해서 이게 뭔지 얘기해볼게요. 요새는 조각 투자 방식으로 누구나 과거와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으로 미술품 투자를 시도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동산 리츠도 그렇고요. 적은 시드로도 투자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많아졌습니다.
영양제 안 먹는 거 당근에 팔 듯이, 너무 많이 산 상품들을 따로 당근에 팔 듯이, 자산 또한 유동화가 가속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유동화가 뭘까요? 쉽게 보는 관점으로, 재미 들릴려면 '유동화'는 "진입장벽 브레이커"로 이해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여기서 유동화는 securitization을 의미합니다)
IMF을 기점으로 한국에 대중화된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문화들은 인적 자원의 조각 투자라고 볼 수 있겠어요. 프리랜서로 돌리는 게 나은 사업 분야 같은 경우, 프리랜서를 묶어놓은 에이전시와 계약해서 HR 리소스를 절약하는 전략들이 있는데요. 경영에서의 '프리랜서' 개념이, 자산 분야에서는 '유동화'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다르나, 등장 배경의 관점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유했습니다)
이마트에서 거래하기에는 빡센 물건들의 경우 당근에서는 거래가 쉽듯이, 기존에는 거래하기 빡셌던 부동산, 매출채권, 유가증권, 주택저당채권 및 기타 재산권 등과 같은 유동화자산(Underlying Assest)이 딱 그랬습니다. 이거를 담보로 증권을 발행해서 유통시키면 자산유동화(Asset Securitization)라고 합니다. 돈 더 벌기 위한 전략의 일종이죠.
이런 자산유동화 기법을 활용해서 거래하면 계약서가 필요하잖아요? 뭔가 어렵고, 보호가 필요할 것 같은 상황에서는 계약서를 보통 떠올릴 것 같습니다. 계약서라고 해서 어려운 게 아니라, 새해 다짐을 기록하면 나 자신과의 계약서가 만들어진 셈이겠죠. 친구랑 내기할 때 장난으로 적은 종이도 계약서의 일종일 수 있구요. 옛날에는 돌에다가 새겼다고 합니다. 등산가서 돌 쌓고 소원 빌면 그건 또 영적인 계약일 수 있겠어요. 쌓은 돌이 계약서가 될 수 있겠구요. 계약서라는 것은 애초에 개념일 뿐입니다.
딴 길로 샜지만, 여하간 자산유동화 과정에서 작성하고 거래하는 계약서를 '증권'이라고 합니다. 이거를 자산유동화 증권(ABS: Asset Backed Securities)라고 합니다. (대충 말했습니다)
자산유동화는 왜 할까요?
돈 벌려고 합니다.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이 되어 주기도 하구요. 구조 조정을 촉진하는 수단이 되어주기도 하고, 재무 지표 상의 개선을 돕기도 합니다. 악착 같이 열심히 하려고 하면 자산 유동화 방안도 매우 매력적인 방안이 됩니다.
자산유동화 어떻게 해요?
보통의 경우 역할이 둘로 나눠집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산보유자와 자산관리자(업무 수탁자)로 나뉩니다. 그 사이에 SPC(특수목적법인)가 낍니다.
SPC는 뭐냐고요? 그냥 형식적인 Paper Company입니다. 남북한 사이에 비무장지대가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안전을 지킬 수 있듯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산보유자와 자산관리자 사이에 SPC를 설립합니다.
크게 크게 나눈 자산유동화 단계.
1. SPC라는 안전지대를 만들고, 자산보유자가 보유한 자산을 SPC에 양도합니다.
2. SPC로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합니다.
3. 자산관리자(업무수탁자)가 Paper Company인 유동화전문회사를 대신하여 유동화 관련 제반 업무를 수행합니다.
각 단계별로 세세한 구조 설계 차원의 전략이 또 있습니다. 자산유동화도 하나의 분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ABS, MBS(Mortgage Backed Securities),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 출자증권, 수익증권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리먼 사태 들어보셨죠? 모기지 사태에 관련된 핵심 개념이 '자산유동화'기도 합니다.
자산보유자의 신용도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산보유자보다 자산 자체가 더 신용도가 높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코올중독자가 갖고 있는 뱀술이라고 해서, 뱀술 자체가 알코올중독자보다 가치가 낮은 건 아닐 수 있으니까요.
이 증권을 낸 발행자 입장에서는 돈 추가로 받을 수 있으니 좋고, 투자자 관점에서는 같은 신용 등급에 걸려 있는 증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로 투자할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왜 자산유동화증권이 기존 증권에 비해 수익률이 높을까요? 자산보유자의 신용도가 낮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 증권들에 비해 리스크 테이킹을 더 한다는 측면에서 수익률을 좀 높게 쳐 주기 때문입니다. (대략적으로 말했습니다)
아무튼 미술품 경매 안에서도 조각 투자 전략으로 접근하면 또 새로운 엣지를 찾을 수도 있겠어요. 미팅 가야 해서 이만 글 줄입니다. 또 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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