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공유드려보겠습니다.
‘생각’ 자체에 대한 과대평가는 왜 존재하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경험 중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는 부분이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옛 페르시아 왕들은 패전보를 전해 들고 온 병사들을 처형했다고 한다. 전령병에게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옛 페르시아에서 전령병을 처형한 이유가 전령병이 패전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물론 아니지만, 실제 우리의 일상에서는 전령병이 패전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처럼 행동하는 게 많다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결정하는 방식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식이 행동의 원인이라고 과하게 믿는 것들이 꽤 있다고 한다. 허나 대부분의 선택과 행동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레몬 향을 맡은 사람은 청결에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한다. 레몬 향을 인식하게 되면, 그에 연결된 ‘청소’라는 고리도 함께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래서 청소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청소하는 이유를 물으면, 레몬 향을 맡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럽다는 등, 손님이 오신다는 등의 논리적으로 알맞는 이유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도 무의식적인 결정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서 거절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 담배 피우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체취라던지, 관련 없는 다른 버릇들이 싫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무의식적인 결정이 훨씬 많은 이유는 우리가 멍청해서가 아니라고 한다. 의식이 아주 한정된 용량의 값비싼 자원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만 선별적으로 기억하고 생각하도록 설계되었고, 그 외 나머지 것들은 무의식이 처리한다고 한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사실은 무의식이 했던 것들을 의식이 했다고 착각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성의 역할만 우선시하여 분석한다면 무의식적이었던 행동 원인들을 배제하듯이, 행복에 대해서도 편파적인 해석을 하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저자는 우리가 이성의 역할을 중요시 하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서, 동물적인 본능을 통제하고 다스리는 역할을 이성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만 이성적으로 통제하는 행위가, 본능적 욕구보다 무조건적으로 좋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이성적 통제가 항상 생존에 도움이 되었다면, 극도의 위험 속에 인간이 더 합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진화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역설하며, 이성적 통제는 결국 본능을 위해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밝히고 있다.
그 예시로 항공 사고 사건을 들었다. 그 당시 항공 사고의 원인은 조종사들의 단순한 소통 오류였다. 처음엔 기체 내에 불이 크게 났었는데, 대부분의 승객들은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불이 점점 번지고 기체가 폭발하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프리징’ 현상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려줬다. 그 당시 승객들은 프리징 상태였다는 것이다. 포식자 앞에서 일시적으로 얼어버리는 것이 동물의 본능 중 하나라고 한다.
또한 식량난에 시달렸기 때문에 인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방이나 당분이 있는 음식의 영양을 몸에 비축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예시를 추가로 설명한다. 그래서 우리는 비만과 과식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식량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인류의 뇌는 아직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성의 부족함 때문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단순히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 많다고 한다.
이처럼 행복을 이해하는데는 이성적 면처럼 가시적으로 그림이 잘 그려지는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의식만이 우리의 눈에 잘 보이기 때문이다. 생각한 것만 생각이 나는 것이다.
행복을 단비라고 비유한다면 이런 식이다. 단비가 왜 내리는지 알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습도나 풍향 같은 자연 요인들을 이해해야 한다. 기우제 음식이나 주술사의 춤 같은 가시적인 것들을 분석한다고 해서 단비가 왜 내리는지는 절대 알 수 없다는 주장으로, 본능적인 면을 중심으로 행복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행복을 이해하려면, 인간을 이해해야 하고, 그 인간의 이성적인 면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생각’이라는 것보다 동물적인 면에 더 집중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챕터1 평가.
나는 지금까지 저자의 말처럼, 나의 의식에 대해서만 생각해왔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나를 지배하는 것은 의식 너머의 무의식, 본능의 영역이라는 것을 저자의 주장으로부터 추측해볼 수 있었다. 나는 과식을 한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상황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과식을 하는 것이다. 과식 문제는 고쳐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선, 스트레스를 풀 때 과식보다 더 나은 방안이 있음을 몸으로 체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현재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과식보단 운동을 하고 싶어 하는 상태로 변화했다. 완전하게 해결은 되지 않았으나 과식의 빈도 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성과가 있다고 판단한다. 과식을 하고 나서 더부룩한 나의 몸을 느꼈던 답답한 감정을 몸에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운동이 끝나고 난 후 상쾌함과 성취감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기에 변화할 수 있었다고 본다.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안이 과식에서 점점 운동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이 감정을 기억하는 행동이었다는 말이다. 운동 횟수를 늘리고, 음식 메뉴를 덜 시키는 등 의식적으로 노력한 점도 물론 있지만, 과식 후에 불쾌했던 감정과, 운동 후 상쾌했던 감정을 기억해낼려고 집중했던 점이 가장 중요했었다.
이는 나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이 의식만이 유일하지 않음을, 감정과 관련된 본능이 나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다. 의식적인 측면보다 본능적인 측면을 더 고려했기 때문에 과식의 빈도 수가 줄고 운동의 빈도 수가 늘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의 본능적인 측면을 이해하는 것은,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의 독후감 2편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인지 편향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애초에 사람의 메커니즘이 이성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옛날에 저는 투자를 실패하거나 겁먹고 안 하거나, 과신하거나, 자신이 꽤나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지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습니다. 저 자신도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사업하면서, 투자하면서 민망한 실수들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naive했습니다.
'생각'이라는 자원이 그렇게 소중한 거였다면, 아껴서 썼을텐데, 괜히 이익이 되지 않는 주제들에 대해서 생각을 투자하고 그랬던 과거가 떠오르네요. 요약하자면 투자할 때 필요한 의사결정 주제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들만 골똘히 생각해봐야 한다던지, 사소한 디테일을 신경쓰는 관점에서 매우 핵심적인 요소들을 신경쓰는 관점으로 변화해야 했던 사업 과정이 있겠습니다.
지난 편.
https://assetcoach.tistory.com/1
다음 편에서 나머지 이야기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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