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가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퀀트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리스크들을 종류별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국면 전환 리스크와 함께 연결되는 다른 리스크들까지 차근차근 다뤄보려고 합니다. 우선 국면 전환 리스크는 어떤 투자든지 경험해본다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개념일 것입니다.

어떤 가치관이든, 어떤 전략을 기반으로 운영하든 간에 퀀트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미래 데이터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늘 과거의 기록으로부터 확률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죠.

퀀트의 가장 흔한 연구 과정은, 과거 데이터로부터 어떠한 패턴을 발견했고 그 패턴이 미래에도 반복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흐름이겠습니다.

문제는 미래의 시장이 과거의 시장과 특성이 달라졌을 경우입니다. 시장이 과거와 다르게 움직인다면, 아무리 과거 데이터로부터 패턴을 건강하게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그 패턴은 의미가 없어질 겁니다.

시장 국면 전환 리스크는 체계적 위험과 같은 궤를 할 수 있겠습니다.

시장의 국면이 전환된 경우에 과거에 기반한 퀀트 모델은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의 국면이 전환되어 과거로부터 발견한 패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경우를 '국면 전환 리스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팩터의 성과를 분석하고 예상할 때는, 국면 전환 리스크를 염두하고 시장 국면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국면 전환 리스크를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 등 거시적인 측면(매크로)에 대한 이해도가 일정 수준 이상은 필요해지는 겁니다.

사실 세력을 이해하는 것도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시적인 측면으로 보이겠습니다. 퀀트 투자도 투자기 때문에 시장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퀀트 투자 안에서 국면 전환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팩터와 관련된 시장 국면을 분석하는지는 추후 주제를 잡아서 다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포화 리스크.

퀀트 투자를 공부하는 관점에서, 국면 전환 리스크와 함께 다뤄볼 수 있는 리스크는 포화 리스크입니다. 포화 리스크는 국면 전환 리스크보다 더 직관적일 수 있겠어요. 많은 퀀트들이 동시에 동일한 팩터를 사용해서 팩터의 성과가 예상보다 줄어드는, 또는 팩터의 성과가 사라지는 위험을 '포화 리스크'라고 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비효율성을 노려서 효율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포화 리스크를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유진 파마로 대표되는 효율적 시장 가설 학파에 대한 이야기들은 포화 리스크에 대해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량이 너무 길어질 듯 하여 추후에 주제를 따로 잡아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포화 리스크가 발생하면, 상상했던 수익이 잘 안 나게 된다고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탕후루 집 너무 많이 차려서 탕후루 유행이 지나가는 경우도 포화 리스크로 설명해볼 수 있겠구요. 꿀 정보를 사람들이 너무 많이 알아버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꿀 정보를 사용하여 투자 전략을 사용한다면, 해당 투자 전략의 수익성은 낮아질 것입니다. 퀀트들은 흔히 '캐파(Capacity)가 꽉 찼다.', '포화가 발생했다.' 등으로 포화 리스크를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전염 리스크.

이 밖에 전염 리스크라고, 체계적 위험처럼 블랙스완 이벤트가 발생해서 청산이 전염되듯이 연쇄되는 경우를 전염 리스크라고 부릅니다.

다른 리스크와 마찬가지로, 전염 리스크 또한 퀀트 투자 바깥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이기에 어떤 투자를 하던지 여러 리스크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전염 리스크는 기관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낯선 개념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전염 리스크는 누구나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퀀트가 노출되는 기본적인 리스크를 한 번씩 가볍게 다뤄봤습니다. 어쩌면 해당 리스크들은 투자를 한다면 누구나 인식해야 할 리스크기도 할 것입니다. 어떤 투자 전략이든 기본적인 본질은 비슷하다는 인식을 조금씩 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퀀트에 대한 더 유익한 정보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에셋코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