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셋코치입니다. MPAA 전략을 말하기 전에, 그 배경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 편에 이어서 진도를 나가보죠. MPAA 전략 이전에 내용들을 알면, MPAA 전략이 명확히 이해될 겁니다.
이번 콘텐츠는 지난 편과 이어서 보시면 가장 유익하실 겁니다.
https://assetcoach.tistory.com/51
기존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은 어떤 걸까?
월간 모멘텀 기반의 동적 자산 배분 모델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해요. 가장 보편적이니까요. 20여 년 전 미국의 메바인 파버(Mebane Faber)에 의해 처음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이 소개된 이후, 듀얼 모멘텀(Dual Momentum)을 개리 안토나치(Gary Antonacci)가 개선시켰고, 아담 버틀러(Adam Butler) 등에 의한 EAA(Elastic Asset Allocation)로부터 켈러(Keller)가 제시한 PAA(Protective Asset Allocation) 등으로 계승되어 온 흐름이 있습니다. 동적인 자산 배분 모델은 학문적으로 그러한 맥락을 관찰해볼 수 있을 겁니다.
외국어가 너무 많아서 어려운가요? 낯설 뿐 어렵지 않습니다. 짱구가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어떤 아이디어를 얘기해봤고, 스폰지밥이 그 아이디어가 너무 좋은데 몇 가지 아쉬운 게 있어서 다른 아이디어로 발전시켜보면 어떨까 싶어서 제시해봤고, 도라에몽이 스폰지밥의 맥락을 이해하고 자기도 아이디어를 구상해봤고 약간 이런 식입니다. 이름이야 뭐 어떻게 부르던 간에 상관 없죠.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통적인 맥락을 짚는 게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해요.
경제를 예측하기보단, 추세를 따르는 것에 집중하는 관점이 모멘텀 기반의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을 탄생시킨 맥락이에요.
추세 추종과 모멘텀 투자의 개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여러 종목 중에서 잘나가는 종목(강하게 상승하는 종목)만 추려서 투자하고, 더 강하게 상승하는 종목이 생겼다면 종목을 교체하는 방식인 셈입니다. 가볍게 요약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축구 감독이에요. 축구 선수들을 어떻게 기용해야 K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상황입니다. 사실 어떤 축구 선수가 더 잘 할지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축구 감독이 되신 독자님은 어떻게 선수들을 기용하면 좋을까요? 단순하게 비용이나 다른 조건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현재는 포지션 중에서 공격수를 기용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볼게요.
전략적으로 공격수를 기용한다면, 이렇게 해볼 수 있겠어요.
'최근 3개월 간 평균 득점 전환율 순으로 정렬해서 상위 10명을 추린 뒤, 이 중 득점 전환율이 20% 이상인 선수만 기용해야겠어. 그리고 월 말에 동일한 조건으로 평가해서, 또 득점 전환율이 우수한 순으로 선수들을 교체하면서 운영하면 될 듯?'
전략이라는 것은 이처럼 자산군을 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개념들입니다.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살펴볼까요?
"최근 3개월간 평균 득점 전환율이 우수한 공격수 상위 10명을 추린다."는 것은 상대 모멘텀 전략이죠.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세가 있는 자산군(또는 종목)을 선별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득점 전환율이 20% 이상인 선수만 기용한다."는 생각에서는 절대 모멘텀 전략을 찾아볼 수 있겠죠. 절대적으로 특정 기준치 이하로 기록되는 종목은 제외한다는 맥락입니다. 또는 하락 추세를 기록하는 종목은 제외하는 방식도 됩니다.
"매월 동일한 조건으로 평가하여 다시 선수들을 교체하면서 운영한다."는 생각은 월간으로 리밸런싱하겠다는 말이죠. 스포츠에서는 로스터를 교체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시장의 변화에 맞춰서, 투자 시점에서 가장 상승세가 강한 종목들로만 교체하여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는 겁니다.
기존까지의 동적 자산 배분 모델에 대해서 스포츠 분야에서의 예시를 좀 알아봤습니다. 생각보다 단순하죠?
기존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의 문제는 무엇일까.
기존까지의 모멘텀 기반 동적 자산 배분 모델들을 응용한 장기적인 성과(40년 이상)들을 보면 매우 고무적일 수 있습니다. 수익곡선이 쭉쭉 보이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실제 투자할 수 있는 시계열 단위(5~ 10년)로 한 번 가까이 들여다 보면 어떨까요. 수익곡선이 거칠고, 울퉁불퉁합니다. 오르락 내리락이 심할 수 있어요.
단기적으로는 손실이 -20%를 넘어가는 구간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그 -20%를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10년은 커녕 1년도 못 버티는 분들도 많거든요.
기존에 구성했던 모멘텀 기반의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의 한계가 이런 상황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크게는 3가지 측면으로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타임 프레임의 분산, 횡보장에 대한 대비, 시스템 스톱에 대한 측면이에요. 지금 이야기들은 매우 기초적인 얘기고, 시스템 트레이딩에서는 너무 초보적인 내용입니다. 그래도 초보 투자자 분들과 함께 자산가로서의 기초 역량부터 탄탄히 하기 위해 차근차근 살펴보려고 해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조절하는 이런 기술적인 접근에 대해서 조금씩 친숙해져보자구요. 어떠한 자산군이든 간에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니까요.
1번째 문제. 타임 프레임의 분산을 간과했다.
타임 프레임의 분산이 무슨 말일까요? 시간을 측정하는 간격의 기준을 보통 타임 프레임(Time Frame)이라고 해요. 기존의 동적 자산 배분 모델에서는 상승이나 하락 추세를 판별하고 나서, 상대 모멘텀의 크기를 정량하는 기준을 N개월 모멘텀이나 N개월 평균 모멘텀으로 잡죠. 앞의 축구 감독의 예에서는 '3개월'이 타임 프레임이었죠. 앞에서 언급했던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의 세부적인 방법론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6개월, 12개월, 10개월 이동평균선을 추세 판별의 기준점으로 삼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왜 6, 12, 10개월인지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2, 3, 5, 7, 9개월은 안 될까요? 안 될 건 없어요. 6과 12라는 숫자를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장기간에 걸친 백테스트상 6개월이나 12개월 정도에서 최적의 퍼포먼스를 보였기 때문이에요. 실제로는 3~12개월 모멘텀도 모두 잘 작동합니다.
그러나 6개월이나 12개월이 장기적으로 최적의 수익을 보였기 때무에 이 값을 취한다는 맥락은 시장의 장기적인 데이터를 통해 검증된, 근거 있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그러나 어느 한 편으로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됩니다. 향후 시장 상황이 백테스트한 구간의 움직임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주기가 짧아지거나, 횡보장의 경우가 백테스트와 다른 구간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사례에요.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추세 판별의 기준점을 삼는 이동평균선의 값은, 최악의 값으로 변할 수도 최적의 값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는 게 문제가 됩니다. 과최적화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겁니다.
미국의 시장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해서 6개월이나 12개월 동안의 최적값을 산출해냅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다르죠. 2011~ 2016년 기간 동안 지독한 횡보장이 이어진 코스피지수는 시장 특성이 달랐습니다.
'장기적인' 백테스트 상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좋게 나왔다는 것이, 실제로 투자하는 '단기 시계열'상 가장 좋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습니다.
장기 백테스트상에서 특정한 지표 값이 가장 이상적으로 나왔다고, 그 지표 값을 실제 투자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과최적화의 오류를 범하는 행위가 될 수 있겠습니다. 실제 메바인 파버가 주창했던 GTAA(Global Tactical Asset Allocation) 전략은, 그 이후 시장의 추세가 깨지고 횡보성이 강해진 2016년의 경우 큰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테스트 시뮬레이션을 해서 최적의 지표 값을 찾아내지만, 실제 시장에 진입했을 때 통하지 않아서 손실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백테스트 시뮬레이션도 제대로 못하는 분들도 많지만, 시뮬레이션을 잘못 배워서 이상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하고, 그것을 나름 제대로 시도한 시뮬레이션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장기간 데이터를 통해 시뮬레이션했을 때, 누적 수익률이 제일 좋은 값이 최적값이라고 판단하는 경우였습니다. 6개월 값이 최적인 것 같아서 그 기준으로 투자하겠다던지 등의 패턴이 존재합니다.
데이터 상으로 특정 값에서 최고의 수익률이 나왔는데, 그 값을 선정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나요?
사실 선정 기준이 수익률인 경우, 실제 투자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표 평가 및 선정에 대한 과정은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전략의 성과를 평가하는 잣대가 수익률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일까요? 필자는 제정신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성투를 기원하면 성투를 못하게 만드는 못된 사람일 수도 있겠어요. 지만 돈 벌고 남들한테는 자꾸 빙빙 돌려서 말하는 사람처럼 곡해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분위기 환기차 농담입니다~).
시장은 백테스트한 과거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움직일 때도 분명 있겠죠. 그러나 과거의 움직임과 비슷하지 않을 경우도 허다한 것이 사실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기 데이터로 백스트상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지표 값에만 의존하는 것은, 마치 고속도로에서 백미러를 보면서 앞으로 전력 질주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과최적화의 오류를 줄이려면, 최고의 수익률을 보이는 지표 값만을 골똘히 찾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최고의 수익률은 아닐지라도, 수익률의 성과가 일관되고 비슷하게 유지되는 구간의 지표 값을 찾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수익률의 편차가 낮은 구간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맥락입니다. 적절한 수준의 수익이 유지되는 선에서요.
수익률의 분산이 작은 구간의 지표 값을 찾아내는 것이 실제 투자에서 과최적화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robust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야 백테스트상의 결과와 실제 테스트 간 결과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하든 간에 백테스트상의 성과와 실제 투자 시의 성과가 같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순진무구할 수 있습니다. 백테스트 결과를 신뢰하려면, 그 과정이 곡해없이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백테스트상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인 지점(뾰족한 꼭대기 값)을 찾은 후, 그 값을 두근대는 마음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랑스러울 만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시장의 상황이 정확하게 그 값에 최적화되어 진행되지 않으면, 실제 투자에서의 수익은 백테스트 결과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맥락입니다. 그래서 수익률의 분산이 작은 구간의 지표 값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변숫값에 따른 수익률 분포의 편차를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백테스트로 마법의 수익률을 만들어내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수익곡선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공부가 많이 필요합니다.
가장 견고하고 딴딴한 전략은 타임 프레임의 변화에 따라 퍼포먼스 차이가 그렇게 나지 않는 일관된 전략이라고 봅니다. 현실에 최적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퍼포먼스의 차이가 비교적 작은 구간에 분산 투자하는 것입니다.
물론 어떠한 방식으로 해도 완벽하게 이상적으로 모든 것들이 단 하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꼭짓점의 값을 냉큼 택하는 것보다는 훨씬 확률적으로 우위를 점합니다. 전 구간에서 퍼포먼스가 고르지 못하다면, 이는 상대적으로 전략이 안정화되어 있지는 못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를 해야 할 때는, 모든 지표 값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통계적인 관점에서 설명하자면요. 수익률의 편차를 고려하지 않으면 데이터의 자유도가 떨어집니다. 최고의 수익률을 보이는 지표를 선정하는 것 자체는 통계적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없습니다.
기존까지 모멘텀 기반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이 간과한 문제점은 타임 프레임의 분산을 간과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떠신가요? 이제는 타임 프레임의 분산이 무엇인지 조금씩 눈에 들어올 것이라 봅니다. 평균 모멘텀 스코어 전략이 이러한 타임 프레임의 분산 개념을 기반하여 만들어진 전략이었습니다. 기존 모델들과 다르게 개선이 되었던 것이죠. 제가 지금까지 다뤄본 많은 기초 개념들 있잖아요. 저희가 살펴본 많은 기초적 개념들은 수많은 전문 투자자들의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성립된 것들로 이해해볼 수 있겠습니다. 꿀이지 않나요? 저희 돈을 안 잃어도 되니 말입니다.
다음 편에서 기존 동적 자산 배분 모델의 2번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횡보장에 대한 대비'에 대한 측면일 수 있겠어요. 시장의 3분의 2는 횡보장인데, 이 횡보장은 어찌 대비해야 하는지, MPAA 이전 동적 자산 배분 모델들의 한계를 조금씩 이해해보자구요. 에셋코치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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